소비자는 선택의 폭이 넓은 것을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Columbia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잼을 6가지와 24가지를 진열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그 결과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는데 6가지만 진열했을 때 보다 24가지를 진열했을 때 코너에 들러는 소비자는 수는 확실히 많아졌지만 실제 구매 행동 상에는 6가지를 진열했을 때 소비자 중 30%가 구매한 반면 24가지를 진열했을 때는 소비자의 단 3%만이 구매를 했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제품 선택 과정은 뇌를 피로하게 하고 때문에 의사결정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선택의 폭을 줄이는 것이 실제 매출에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난 사례는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P&G 역시 스킨케어 제품 수를 줄이고 나서 매출이 상승하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선택의 폭이 줄었는데도 소비자들은 오히려 제품이 다양해 졌다고 느꼈다고 하는데 이는 제품이 잘 정돈되고 깔끔하게 진열되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2002년 LG생활건강과 프로젝트를 할 때 치약 브랜드만 13개가 있었고 그 중 2개의 브랜드를 줄인 것만으로도 매출 성과가 향상되는 성과를 본 경험이 있다. 진열 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영업에서의 선택과 집중도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 내는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합리화하는 이유이다. 우리 브랜드끼리 같은 세분시장에서 경쟁하거나 소비자 니즈가 아닌 제조사의 논리로 유지하고 있는 쇠퇴한 브랜드들을 과감히 정리함으로써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할인점이 본격적으로 소매 유통을 장악하기 시작하면서 기존 제래 유통과 달리 카테고리의 모든 브랜드를 비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당시와 달리 너무 많은 브랜드가 매대에 진열되어 소비자의 뇌가 편하게 수용할 수 있는 임계치를 넘어서게 된 것이다. 할인점을 포함한 소매점에서도 이제 진열하는 제품의 적정 수를 평가하여 매출 성과를 향상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제품의 속성을 비교할 수 있는 한계는 최대 7개라고 한다. Kellogg School의 Chernev and Hamilton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대안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선택 대안을 좋아하고 소비자들의 선호가 사전에 결정되지 않은 경우는 많은 대안을 선호한다고 한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저가 샵에서는 많은 대안을, 고가 삽에서는 적은 대안을 선호한다고 한다.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로 제품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제품을 분류하여 선택의 폭을 좁힐 수 있도록 정리되지 않은 곳은 더 이상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