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경쟁 전략은 해당 시장 내에서 가장 선호되는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브랜드들은 ‘브랜드 선호 전쟁’이 아니라, 시장이나 카테고리를 분화하여 새로운 시장이나 카테고리를 만들어 내고 해당 시장에서 독보적인 포지셔닝을 구축하는 ‘브랜드 관련성 전쟁’에서 승리한 브랜드들이다.
대부분의 경쟁 전략은 Brand Preference 전략
지금까지 우리가 이해하는 가장 상식적인 경쟁전략은 현 시장 내에서 경쟁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우위(Competitive Advantage)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쟁브랜드보다 소비자들에게 더 선호되는 브랜드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즉 Brand Preference 전략이다. 이는 해당 카테고리 내에서 소비자들이 고려하는 선택 대안들 중에서 가장 선호되는 브랜드로 만들어 가는 것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목표는 브랜드를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거나 비용을 줄이는 부가적인 혁신(Additional Innovation)을 통해 경쟁자를 물리치는 것이다. ‘더 빨리(Faster), 더 싸게(Cheaper), 더 나은(Better)’이 모토가 된다. 또한 마케팅 자원은 보다 효과적인 광고보다 강력한 프로모션, 보다 가시적인 스폰서쉽‘ 등이 많이 활용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문제는 아무리 마케팅 자원이 많다고 하더라도 시장 자체를 바꾸어 놓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전략하에서는, 혁신적인 신제품을 출시하지 못하는 한, 매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기업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가격을 인하하거나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판촉을 강화하는 것 뿐이며 결과적으로 수익성은 하락할 수 밖에 없다.
Sub-Category 창조로 Only One이 되라
David Aaker는 그의 저서 ‘Brand Relevance(브랜드 관련성)’를 통해,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조건은 ‘소비자에게 혁신적(Innovative)이고 소비자들이 반드시 가져야 하는(must-have) 제품이나 서비스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쟁제품이나 서비스와는 무관한(irrelevant) 새로운 카테고리(New Category)로 정의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목표는 브랜드가 경쟁브랜드보다 더 선호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경쟁브랜드가 고려되지 않고 선택되도록 하는 것이다. Best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독보적(the only)인 브랜드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이러한 브랜드 관련성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고객이 무엇을 살 것인지 변화를 유도하는 변형적인혁신(Transformational Innovation)이 필요하고, 혁신의 결과로 나타난 새로운 Sub-category에 대해 소비자들이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하거나 새로운 카테고리에 유리한 방향으로 소비자 인식을 조종하며, 경쟁자가 그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시장을 조종하거나 그들이 진입하지 못하게 하는 장벽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인지하다시피, 경쟁이 약하거나 경쟁자가 없는 시장을 새로 만들어 낸다면 막대한 잠재적인 이익을 보장 받을 수 있다. 1982년 Chrysler가 미니밴 카테고리를 처음 출시하였을 때, 첫 해 동안 20만대를 팔았고 뚜렷한 경쟁자없이 16년 동안이나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누릴 수 있었다.
거의 예외 없이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어낸 것은 변형적인 혁신을 통해 새로운 Must-have 아이템을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과거 일본의 맥주 시장을 되돌아 보면, 50년 동안 단 4번의 변화가 있었다. 1986년 아사히의 Dry 맥주, 1990년 기린 Ichiban 그리고 1990년대 말 Happoshu는 모두 신규 카테고리의 출시였고 단 1995년의 변화만이 리포지셔닝에 의한 것이었다.
Category 분화를 통해 독보적인 포지셔닝을 확보하라
“Positioning : The battle of your mind”로 유명한 Al Ries와 Laura Ries는 2005년 그들의 저서 “The Origin of Brands”에서, 시장은 계속 분화되어 가고 이를 통해 발전해 왔다고 설명하면서 분화는 새로운 카테고리와 신규 브랜드를 창출하는 원동력으로, 다윈의 종의 기원(The Origin of Species)에서 설명된 자연현상이 제품과 서비스 세계에서도 일어난다고 하였다. 모든 카테고리는 지속적으로 분화하며 두 개 또는 그 이상의 서브 카테고리로 늘어나서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할 기회를 끊임없이 제공한다고 한다. 카테고리가 더 이상 분화되지 않고 시장이 정체하면 제품의 혁신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 결국 카테고리를 소유한 브랜드가 승자가 되는 것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기업의 성공 전략은 카테고리 혹은 시장 분화에 집중하여 새로운 서브 카테고리를 찾아내고 이 새로운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여 높은 수익을 얻는 것이라고 한다. 즉 기업은 지속적으로 시장을 분화시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높은 가치를 생성하는 브랜드는 이처럼 특정 시장 영역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브랜드들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최선의 브랜드 전략 역시 기존의 카테고리를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하여 해당 카테고리에서 먼저 선두 주자가 되는 것일 것이다.
이러한 카테고리 분화는 포지셔닝과 연관된다. 소비자들은, 기업이 생각하는 것처럼 시장으로 서고하는 것이 아니라 카테고리로 사고하기 때문에 카테고리를 연상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브랜드가 가장 지배력이 강한 브랜드가 된다. 따라서 카테고리를 분화하여 새로운 카테고리로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고 소비자들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성공한 브랜드들이 대체로 이러한 시장 분화를 통해 성공했다는 증거는 도처에 널려 있다. 냉장고 시장에서 김치 냉장고가 분리되는 되어 딤채가 독보적인 시장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 비아이티컨설팅의 2010년 저서 ‘마켓 리더 전략 vs. 도전자 전략’ 에도 많은 사례가 제시되어 있다. 시장 시장에서 패션 시계 시장을 분리한 스와치, 요쿠르트 시장을 떠먹는 요쿠르트 시장, 기능성 요쿠르트 시장, Frozen 요쿠르트 시장으로 분화하고, 내의 시장에서 패션 내의 시장을 분화시킨 제임스딘 등이 그것이다. 자동차 시장을 보면, 세단 시장에서 RV/SUV/CUV 시장, 미니밴 시장 등으로 분화되었다. 최근에는 디젤 자동차로부터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분화되고 있다. 우유 시장은 저지방 우유, 맥주 시장은 생맥주 카테고리, Dry 카테고리, 라면 시장에서 하얀국물 카테고리, 생라면/생면 카테고리, 외식업체도 패밀리 레스토랑, 스테이크 전문, 파스타 전문, 샐러드바 전문 등으로 분화되고 있다.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서 인스턴트 원두커피로 분화한 카누 브랜드.
소비자 니즈 기반의 Must-have 아이템을 찾아보자
성숙된 시장 환경에서는 주어진 시장 여건 하에서 혁신적인 신제품을 새로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실제로 시장의 변화는 업체가 주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분 소비자의 니즈가 변화하고 세분화됨에 따라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시장이 변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 변화에 대응하여 기존에 존재하던 시장을 부각시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갈 수도 있고 소비자의 사용 기회(TPO)를 세분화하여 특정한 기회를 부각하는 새로운 제품을 창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 기존 시장에서 혁신제품을 창조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시장을 특정 Target층, 특정 Time-place-occasion 등으로 나누어 카테고리를 분화시킬 수 없는지에 보다 창의력을 집중하여야 한다. 이미 많은 고민을 하였겠지만 시장 환경은 계속 변하고 있고 소비자의 사용 환경이 변하면 새로운 시장 기회는 또다시 만들어 질지도 모르는 일이다. 특히 개척한 새로운 카테고리가 기존 제품을 대체하기 보다는 기존 제품의 한 영역을 대체하거나 새로운 용도의 must-have 아이템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 큰 시장 잠재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1 마켓리더전략 vs. 도전자 전략, 김동균, 비아이티컨설팅 2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