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적인 브랜드 로열티란, 고객의 브랜드에 대한 호의적인 감정으로서, 브랜드가 사람과 동일시되거나 혹은 더 이상으로 여겨지도록 진화하여 고객과 브랜드가 강한 관계를 형성하고 호의적인 열정과 지지가 구축된 상태인데, 이는 강한 WOM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잘못 관리될 경우 강한 변절자 집단이 되기도 한다. 브랜드가 제품 성능이나 기능에 대한 니즈나 표현의 욕구가 충족되면, 고객들이 인간들과 맺는 것과 유사한 방법으로 브랜드와 관계를 맺으면서 브랜드에 생기를 불어넣게 되면, 단순한 브랜드와의 관계를 넘어 감성 로열티로 발전한다. 또한 동일한 이상과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커뮤니티 또한 감성적 로열티 형성의 주요한 수단이 된다. 감성적 로열티는 브랜드에 대한 강력한 지지층으로 활용할 수 되고, 브랜드가 오래 동안 유지해 온 자산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나 라인으로 확장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에, 기업은 이를 구축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마케팅의 효율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1985년 코카콜라의 New Coke 출시로 야기한 엄청난 마케팅의 실패는 마케팅의 기초를 흔들어 놓고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상처를 낳았다. 마케팅을 가장 잘 한다는 코카콜라가 그런 엄청난 실수를 할 수 있었을까? 1980년대 중반, 펩시가 제품에 대한 Blind Test를 바탕으로 소비자가 펩시를 더 선호한다는 이슈를 내건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 코카콜라는 4백만불을 써서 20만명의 소비자를 통한 검증 과정을 거쳐 기존 제품을 대체하는 신제품인 New Coke을 출시하였으나 예상외의 엄청난 매출 하락을 경험하고 3개월도 버티지 못하고 기존 제품을 재 출시하여 위상을 다시 회복해 나갔다. 이 사건은 오늘날까지 주요 브랜드의 리포지셔닝을 가로 막는 엄청난 사건이 되었다.
소비자 맛 테스트 과정에서 New Coke(63%)은 기존의 코카콜라(37%) 대비 압도적인 선호를 받았다. 테스트 참가자 중 10~12%만이 맛 변경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일반적으로 마케팅의 의사 결정이 그러하듯이 비선호가 무시할만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출시를 강행했던 것이다. 맛이 변경된 코카콜라가 시장에 출시 되었을 때, 코카콜라 애호자들의 New Coke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소수였지만 마치 반전 시위를 하는 것 처럼 엄청난 기세로 퍼져나갔고 방송까지 타기 시작했으며 미디어들은 재미있는 상황을 포착하고 이 이야기를 끊임없이 확산해 갔다. 결국 맛이 변경된 New Coke은 설 땅을 잃게 되었고 코카콜라는 이전 코카콜라를 다시 시장에 내놓고 두 브랜드를 같이 운영하는 방법으로 대응하였는데, 1990년에 이르렀을 때 New Coke는 거의 사라진 상태가 되었다. New Coke의 출시를 위해 코카콜라는 4,800만불의 마케팅 비용을 썼으며, 코카콜라에 대한 핵심 고객의 신뢰도는 무너졌다. 소수이지만 제품과 브랜드 변경에 불만을 가졌던 소비자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New Coke의 사례는, 소비자들이 브랜드에 대해 갖고 있는 강한 감성적 연결고리가 어떤 역할을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코카콜라와 마찬가지로 나이키, 애플 등의 브랜드에 로열한 고객들은 제품의 기능적인 니즈를 충족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브랜드와 고객간 강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가 강한 고객들의 브랜드에 대한 열정은 과히 전투적이어서 긍정적인 WOM(Word of Mouth)를 만들어 낼 뿐만 아니라 회사가 잘못된 의사 결정을 하면 회사를 정면으로 공격하기도 한다. 한편 브랜드 메니저들은 각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브랜드와 고객간의 관계를 보호하려고 한다.
기업은 브랜드에 대한 호의적인 감정을 형성하기 위해, 광고, 제품 그리고 서비스 등을 통해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지불한다. 그 결과로 사실상 대부분의 브랜드는 감성적으로 브랜드와 연결되어 있는 핵심 로열 고객층이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투자한 만큼의 가치를 얻고 있는가? 대부분의 마케팅 실무자들은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채 다만 그들을 단지 구매하는 고객으로만 간주하거나 로열 고객의 일부쯤으로 간주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에 대해 호의적인 감정을 창출하기 위해 쓰여진 엄청난 투자가 그 만큼의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어렵게 만들어진 브랜드 열성팬(Brand Zealot)들은 가장 강력한 조력자가 되기도 하지만 마케터들이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되면 반대로 이 열성팬들이 변절자 집단이 되기도 한다.
감성 로열티(Emotional Loyalty)는 무엇인가?
나이키를 예를 들어 보자. 1971년 육상 선수와 그의 코치였던 Phil Knight와 Bill Bowerman이 특정타겟, 즉 장거리 달리기 선수를 대상으로 한 제품을 가지고 이 회사를 처음 시작했다. 육상 협회를 타겟으로 했던 경쟁자들과 달리, 나이키는 운동선수들의 니즈에 집중함으로써 신뢰를 얻어 내고자 하였다. 이러한 통찰력과 우수한 제품의 품질 때문에 나이키 브랜드는 성장하기 시작했다. 먼저 나이키는 요구사항이 많은 운동선수들을 로열 고객으로 확보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는 브랜드에 혼을 불어넣기 위해 Michael Jordan, Bo Jackson, Tiger Woods와 같은 운동의 영웅들을 만들어 내는 브랜드로 포지셔닝이 되도록 하면서 서서히 일반 대중에게로 다가갔다. 즉 신발을 산다는 의미를 그 전과는 완전히 다른, 감성적 측면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결과적으로 나이키는 좋은 운동화를 넘어서 스포츠 영웅이라는 감성을 가진 브랜드가 되었다. Nike는 세계 각지에 Nike 브랜드의 판매와 홍보역할을 Nike Town을 설립하고 있다. 1992년에 시카고에 가장 먼저 오픈한 Nike Town이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방문지가 된 것을 보면 감성적 측면의 나이키 브랜드 위상을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나이키는 1990년대 중반 미국 18~25세 남자의 77%가 가장 좋아하는 신발 브랜드로 지목되기도 하였다.
나이키 브랜드에 대한 로열티는 여러가지 요소들에 의해 만들어 진다. 일부 소비자들은 나이키 제품의 기능성에 끌렸을 것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Nike의 운동에 대한 열망을 좋아했을 것이다. 또 어떤 소비자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 나이키를 신고, 또 어떤 사람들은 나이키의 아이콘을 친구처럼 심지어 종교처럼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최근 나이키의 광고 캠페인은 보다 폭넓게 사회적 관심을 받고 있는 스포츠 이슈들을 다루면서 의식적으로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 하는 것 같다. 감성 로열티의 핵심이 바로 브랜드가 사람과 동일시되거나 혹은 더 이상으로 여겨지도록 진화하는 것이다.
사실상 감성 로열티는, 각각 한계가 있겠지만, 두 경로 중 하나에 의해 만들어진다. 하나의 경로는 브랜드와의 개인적인 관계로 인해 생겨나는 것이다. 이 관계는 제품 성능이나 기능에 대한 니즈나 표현의 욕구가 충족되면서 나타날 수 있다. 사람과 유사한 수준의 특성을 부여하고 인간들과 맺는 것과 유사한 방법으로 브랜드와 관계를 맺으면서 브랜드에 생기를 불어넣게 되면, 단순히 브랜드와의 관계를 넘어 감성 로열티로 발전하게 된다. 이마 코카콜라의 맛 변경에 일부 소비자들이 배신감을 느낀 것이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지금까지 가까이 지내던 친구가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린 느낌이었을 것이다.
감성 로열티가 형성되는 또 다른 경로는 강력한 브랜드 사용자 커뮤니티이다. 커뮤니티란 삶에 있어서 동일한 이상이나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브랜드는 결국 브랜드 커뮤니티 구성원들에게는 그들을 연결해 주는 관계 고리가 되는 것이다. 어떤 경로이든 감성 로열티가 형성되면 아마 브랜드와 깊은 관계가 구축될 것이다. 그 반면에 브랜드에서 배신감을 느끼거나 브랜드의 정당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서는 일반인들보다 더욱 강한 부정적인 감정이 생겨날 잠재성도 가져오게 된다. 감성적으로 로열한 소비자들은 그들이 다른 사람들과 갖는 관계와 마찬가지로 브랜드와도 애정을 느끼고, 브랜드를 신뢰하고 상호 약속하는 그런 관계를 형성한다. 단순히 특정한 니즈에 대한 만족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다.
얼핏 보아서는 명백하지 않지만, 감성 로열티에는 몇 가지 특성이 있다. 먼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일정 비율의 감성적 로열 고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감성 로열티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감성적인 메시지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Apple의 경우는 감성적인 메시지를 활용하지 않고 만들어진 감성 로열티의 전형이다. 열성적인 고객들이 제품에 대한 경험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기 위해 초기 Apple 사용자 커뮤니티가 만들어졌다. 감성 로열티의 조짐은 Apple이 감성적 어필을 하기 위한 광고를 집행하기 훨씬 이전에 만들어졌다. 일반적으로 사람간의 관계나 커뮤니티에서도 언어 커뮤니케이션만으로는 강력한 감성 로열티를 만들기 어렵다. 세 번째는 감성 로열티를 형성하는 데는 일정한 패턴이나 절차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감성 로열티의 핵심은 특정한 감정을 주입하기 보다는 오히려 브랜드와 소비자간 관계에 있어서 넘어야 할 벽을 넘는 것으로 생각된다.
감성 로열티로부터 어떻게 가치를 창출할 것인가?
대부분 브랜드가 감성적으로 로열한 고객을 가지고 있지만 이들을 강력한 자산으로 잘 활용하는브랜드는 많지 않다. 아마 비감성적인 영역의 고객 로열티를 관리하는 접근들은 감성적 로열티 관리하는 데는 그다지 유효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예를 들면 제품을 변경/개선하는 방법은 감성 로열 고객을 관리하는 데는 그다지 유효한 방법이 아니다. 기능적 측면에서 로열한 고객들에게는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여 기능적 측면의 제품 개선을 통해 가치를 향상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감성적으로 로열한 고객에게는 제품의 본질적인 측면에 대한 급격한 변화는 오히려 그들과 브랜드간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New Coke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감성 로열 고객으로부터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구매 행동과 더불어 그들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동시에 관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감성 로열 고객은 그 수는 적지만 브랜드의 가치를 강화하고 확장된 라인을 구축하거나 다른 카테고리의 제품을 출시하기 위한 거점을 확보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정치가들이 골수 지지층을 기반으로 세를 확장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그들 스스로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진정함 힘은 바로 광고 등과 같은 마케팅 툴이 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다. 물론 그들의 가치를 발현하게 하는 방법은 브랜드마다, 상황마다 다르다. 감성 로열 고객의 가치를 활용하는 몇 가지 예를 살펴보자.
1. 고객 지지층을 창출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고객지지를 구축하는 가장 획기적인 유형은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한 ‘반대’이다. 즉 미성년자흡연 금지, 자동차 사고 감축, 알코올 금지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지가 가장 강했다. 이런 유형의 소비자 지지는 해당 이슈를 강하게 (감성적으로) 느끼는 소수 그룹이나 시회 운동가들이 주도한다. 그들의 강한 지지가 다른 사람들의 생각, 궁극적으로는 대중의 생각이나 법안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감성적으로 로열한 고객들 역시 열렬한 지지층이 된다면 역시 효과적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Apple의 i-Phone, 폭스바겐의 Beetle 등을 보면 아마 그렇다고 판단해도 무방하다. 이러한 고객 지지층은 과거에는 기업의 지지나 영향력 없이 고객 스스로 형성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기업들이 직접 나서서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고객간 상호 영향력이나 역학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2. 브랜드의 역사적 가치를 활용하는데 이용할 수 있다.
코카콜라의 사례뿐만 아니라 New Beetle, 국내에서도 부라보콘, 오란씨 등 과거의 브랜드나 CM 송을 다시 사용하는 것이 바로 향수(nostalgia)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향수란 다양한 영향 요소에 의해 생겨나지만 향수를 활용한 성공에는 감성적으로 로열한 고객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3. 기존과 다른 새로운 확장 라인을 창출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새로운 제품라인으로 브랜드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컨셉이나 이미지를 이용하거나 상징적 요소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하지만 단순히 브랜드에 대한 친숙도 만으로도 성공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Swiss Army의 라디오, 포르쉐 선글라스 등의 성공은 같은 카테고리로 확장했거나 브랜드의 특정 속성을 활용하기 보다는 전반적인 브랜드 친숙도나 감성적인 연계고리를 활용한 경우이다. 감성적 확장이 성공하는 이유는 감성적으로 로열한 소비자들이 먼저 신제품을 받아들이면서 신제품에 대한 Critical Mass를 즉각적으로 창출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감성적으로 로열한 소비자층이 신규 카테고리에서 해당 브랜드의 지지자가 되면서 더 넓은 소비자층을 유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감성적 확장은 기능적 확장과는 또 다른 브랜드 후광 효과를 창출한다. 기능적 확장에는 타겟을 찾아가는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감성적 확장의 경우는 그런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