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28일 공정위원회는 그루폰, 슈팡, 쇼킹온, 위메이크프라이스 등 소셜 커머스 업체에 대해 전자상거래 소비자보호법 위반으로 시정조치와 함께 과태료를 부과하였다. 이들은 판매 페이지에 표시되는 구매자수를 허위로 부풀려 입력하여 구매를 유인하였고, 그루폰 직원들은 회사에서 지급받은 관리용 그루폰 캐시를 이용하여 190여종의 상품을 구매했다 취소했다. 그리고 이들은 직원들이 마치 소비자가 구매한 것처럼 직원들이 구매 후기를 올리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소셜 커머스 업체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일까?
삼성전자가 갤럭시 S2를 출시하면서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 행사를 생중계했다. 이 행사에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이 게시판에 댓글을 남기고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 최근 비즈니스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트위터, 페이스북 등과 같은 소셜 미디어의 발달이다. 소셜 미디어가 발달함에 따라, 제품이나 서비스 홍보나 소비자의 니즈를 확인하고 그들의 반응을 파악하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등 그 활용도가 다양해 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셜 커머스 등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도 등장하고 있어, 소셜 미디어가 비즈니스 환경에도 다각도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벤처 기업의 돌풍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었던 역사적인 교훈을 생각하며 소셜 미디어를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에 대한 실과 득 그리고 잠재성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소셜 커머스란
소셜미디어의 위력을 보여주며 가장 주목받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 중 하나는 그루폰(Groupon)이다. 2010년 12월 구글이 6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하여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회사는 2008년 11월에 미국에서 설립되었는데, 그룹(Group)과 쿠폰(Coupon)의 합성어인 회사의 이름에서 암시하듯 집단(공동) 구매(Group Buying)에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할인 쿠폰을 단체로 구입하게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운영하는 회사이다. 특정 상품 제공자(기업)와 계약을 맺고 할인된 가격과 할인 가격을 제공하는 구매자 수를 제시하고 그 만큼의 구매 희망자가 모이면 할인 판매의 거래가 종료되고 희망자들은 공동으로 해당 상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집단 구매의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의 일반 할인행사 가격보다 훨씬 큰 폭의 할인율을 제시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최소 50% 이상 할인된 가격을 제시하여야 한다. 일정 수 이상의 집단구매에 대해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할인 혜택을 받고자 하는 구매 희망자 스스로가 주변인들을 모으는 역할을 한다. 이때 이용되는 수단이 바로 소셜 미디어인 것이다. 오늘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은 다른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정보를 나누는 것에 거부감이 없기 때문에 집단 구매 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는 것이다.
공동구매의 메커니즘
인터넷이 소비자들에게 구매협상력을 제공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공동구매는 소비자들에게 집단거래협상력(Collective Bargaining Power)을 통해 할인된 가격으로 상품을 제공받을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개인별 판매가 아니라 단체 판매를 통해 마케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재고 처리가 가능하다. 예를 들면 항공 티켓, 레스토랑 등 서비스 상품의 경우, 어차피 판매되기 힘든 빈 자리를 할인된 가격이지만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운영자 즉 그루폰은 거래에 따른 수수료가 수익원이며, 할인 혜택을 받고자 하는 소비자를 모아 집단거래협상력을 만들어 내고 개인이 아닌 단체 구매를 유도하여 수익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다. 또한 일반 유통업자와 달리 집단 구매 비즈니스 운영자는 재고 부담을 지지 않는다는 장점을 가진다.
소셜 커머스가 장기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평판 관리가 필수
그렇다면 집단 구매 비즈니스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인가? 어떤 문제점들이 있는가?
우선 그루폰의 비즈니스가 수익성이 있다면 더 많은 경쟁자가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점을 예상해 볼 수 있다. 2011년 5월을 기준으로 볼 때, 세계적으로 약 500개의 업체가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경쟁자가 많아지면 우선 취급하는(집단 구매에 할인을 제공하는) 상품의 수가 많아진다. 동일한 업종에 다수의 상품 제공자가 생겨나게 되면 업체간에는 할인율 경쟁이 점점 심화되고 할인폭은 점점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의 혜택이 차츰 줄어들게 된다. 아직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기 전인 현재 상황만을 살펴보더라도 집단 구매 할인율이 50%라고 하면 정상적인 비즈니스에서는 수익을 남기기 힘들다. 하물며 할인폭이 더 커지게 되면 비즈니스 운영자 입장에서 집단 구매 시장의 매력도가 급격히 하락하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기업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운영자간의 경쟁도 치열해 지기 때문에 이들의 수익성 또한 점점 악화되어 결국 소수의 사업자만 시장에 남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그루폰과 경쟁자들은 시장에 살아남고 장기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 브랜드 평판 유지 관리가 필수적이다. 그루폰의 경쟁자가 많아질수록 또한 참여하는 기업이 많아질수록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큰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왜냐하면 공동 구매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상품 선택의 폭이 커지기 때문이다.
공동 할인판매는 고객의 로열티를 약화시킨다.
마케팅 관점에서 두 가지 이슈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고객들이 할인에 민감한 고객들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상품 제공자의 입장에서는 공동 할인 판매 방법을 활용하여 고객들의 시도 구매를 유도하고 이를 기반으로 장기적으로 Loyal한 고객으로 발전시켜가기를 원하지만 집단구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Savvy shopper 즉 할인에 민감한 소비자일 가능성이 크다. 그들의 대부분은 할인이 제시되지 않으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Loyal 고객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기존에 상품을 구매하던 Loyal 고객 조차 제값을 주고 상품을 구매하는 것에 불만을 갖게 되고 그들조차 할인할 때까지 구매를 지연하는 등 할인에 민감한 소비자로 변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공동 구매 방법을 사용하는 상품 공급자의 고객은 할인에 민감한 소비자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즉 장기적으로 할인에 민감한 고객만 남고 기존의 Loyal고객들 마저 이탈해 버릴 수 있다. 소비자 인식 상 브랜드 가치 또한 하락하여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노력이 요구된다. 결국 상품 제공자 입장에서는 단기에 매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너무 많은 손실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마케팅의 사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혈 판촉 경쟁과 동일한 결과로 예측된다.
공동 할인 판매는 소규모 비즈니스와 신상품에 적합한 마케팅 방법이다.
두 번째 이슈는 공동 할인 판매 방법은 지역 중심의 소규모 비즈니스와 신상품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공동 할인 판매의 마케팅 관점에서의 가장 큰 장점은 , 사전에 마케팅 투자 없이 다수의 소비자들에게 상품이나 브랜드를 노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 소규모 비즈니스의 경우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수단이 그다지 많지 않고, 있다고 하더라도 소요 비용을 감당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들에게 집단 할인 판매 방법은 마케팅 비용 효율적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잘 알려진 브랜드도 신상품 홍보를 목적으로 한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신상품의 품질에 어느 정도 확신이 있다면, 마케팅 활동 사례로 종종 접할 수 있는 것처럼 초기 신제품 홍보를 위해서 한정된 물량과 한정된 시기 동안 매우 할인된 가격을 제공할 수도 있다. 또한 기존 상품이라도 시장에서 확고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제품이라면 마케팅 방법의 일환으로 공동 할인판매 방식을 활용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할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신제품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는 공동 할인 판매 방식이 매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제품이 아닌 기존 제품을 집단 할인판매 할 경우 정상가격으로 구매하던 기존 고객들조차 할인 가격에 구매하게 되므로 전반적인 수익성이 하락할 것이고 그들의 가격/할인 민감도가 상승할 것이다.
공동 할인 판매를 특별 행사로만 활용하라
상품 공급자(기업) 입장에서 공동 할인 구매 방법을 활용하면서 관련된 손실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할인의 횟수와 할인을 적용하는 수량을 제한하고 할인의 폭에 대한 상한선을 설정하는 방법이다. 브랜드 가치나 기존 Loyal 고객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잦은 할인과 정상 가격 판매에 대해 의심이 될 만큼 큰 폭의 할인은 자제해야 한다. 다만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특별 행사 정도로 이해가 된다면 단기 재고 처리나 신규 고객 유인의 목적으로 이 방법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공동 할인 판매의 개인화 노력 필요
공동 구매 시장에서 보다 장기적인 비즈니스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가 필요한데, 그 방안 중의 하나로는 개인화(Personalization)을 들 수 있다. 즉 모든 소비자들을 위한 할인 제안 보다는 특정 계층에 집중된 Customized된 할인 제안이 필요하다. 상품 공급자의 입장에서도 그들의 성과 향상을 위해서 집중해야 할 타겟이나 추가로 유인해야 할 대상을 공략하는 할인 제안이 필요하다. 또한 운영자 입장에서도 기업과 Win-Win 할 수 있는 비즈니스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할인 구매를 희망하는 소비자의 선호를 이해하고 그들을 세분화하고 그들의 경험을 개인화하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