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애플의 CEO인 스티브잡스가 사망하고 난 후, 애플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많은 논란과 추측이 있다. 애플과 iPhone의 성공에 대한 견해는 다양하다. 애플이 iPod, iPhone, iPad 등 소비자들의 Lifestyle을 바꾸어 놓는 혁신적인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하였고 이러한 혁신적인 제품을 꾸준히 출시하게 했던 스티브잡스의 창의력과 리더쉽은 스티브잡스 자신뿐만 아니라 애플과 애플의 제품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증폭시켰고 그들을 열광하게 했다. 그 과정에서 스티브잡스는 혁신과 창의성의 대명사로 떠올랐고 어쩌면 스티브잡스라는 브랜드는 애플 브랜드보다 더 회자되고 유명해졌을지도 모른다. 일련의 혁신적인 제품이 애플을 사랑하게 했고 그 제품들이 나오게 한 스티브잡스라는 인물에 대한 사랑과 관심으로 이어졌지만,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결과적으로 애플과 iPhone은 스티브잡스라는 유명인을 활용하는 Celebrity Marketing(명사 마케팅)을 해 온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Celebrity Marketing의 유형은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는데, 유명한 CEO를 이용하거나 CEO를 유명인사로 만드는 마케팅, 신영복 교수의 글을 브랜드에 도입한 처음처럼, 에쎄에 적용한 이상봉 디자인 등 유명인의 작품을 활용하는 마케팅, 유명인이 제품을 사용하게 하여 노출하거나 유명 연예인이 드라마에서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노출하여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등 다양한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Celebrity Marketing은 소비자와 정서적 애착을 형성하는 수단
Celebrity Marketing은 소비자들이 명사와 동일한 Identity로 표현되기를 원하는 욕구, 명사가 가지고있는 이미지로 자신이 표현되기를 희망하는 마음, 명사가 속한 유형의 커뮤니티에 소속되고 싶어 하는 욕구를 활용하는 마케팅의 기법이다. 특히 최근 성공적인 브랜드들은 브랜드 인지와 포지셔닝을 넘어 소비자들과 관계(Relevance)를 형성하여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자신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브랜드로 간주하거나 자신이 소속되고 싶은 커뮤니티와 연결하는 매개로 생각하거나, 심지어 자신의 삶의 일부로 간주하도록 한다. 이러한 브랜드들은 소비자와 정서적 애착(Emotional Attachment)를 형성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브랜드 연상 프로세스와는 다른 프로세스를 통해 브랜드를 연상하고 구매하며 브랜드를 부각시켜(구전 유발 효과) 자신 혹은 자신의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한다. 소비자와 브랜드간 관계가 형성되면 브랜드 의인화(Personification)를 통해 소비자는 자신이 갖고 싶은 이미지를 표현하고 그들이 특정 커뮤니티에 소속되고 싶어하는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다. 이것이 브랜드의 새로운 전략적 접근이다. 소비자는 사실상 그의 Identity를 브랜드의 Identity로 표현하고자 한다. 그 결과 심지어 자신의 Identity를 잃어버리는 상황이 되기도 한다. 소비자들은 스티브잡스를 만나본 적도 없지만 가장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어 낸 스티브잡스처럼 가장 창의적인 iPhone을 사용하면서 가장 창의적인 사람들의 커뮤니티에 소속되고 싶어한다. 의도하였건 의도하지 않았건 iPhone은 CEO인 스티브잡스라는 명사를 활용하는 마케팅을 전개했다고 볼 수 있다. 스티브잡스로 의인화(Personification)된 iPhone은 소비자들과 감성적인 유대관계를 창출하여 고객의 로열티를 이끌어내고 있다. 그런데 스티브잡스가 세상을 떠난 지금, iPhone은 스티브잡스를 배제하고도 소비자와 충분한 감성적 유대 관계를 지속할 수 있을까?
Celebrity로서 가치 하락을 대비한 안전 장치 필요
Celebrity Marketing의 경우, 브랜드가 해당 Celebrity에 강한 의존성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브랜드의 생명이 해당 Celebrity와 매우 밀접한 관련성을 갖게 된다. 스티브잡스처럼 그 자신이 하나의 브랜드인 경우 이름의 인식만으로도 회사에 더 큰 가치를 전달할 수 있지만 그 사람에게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한다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러한 경우 제품(iPhone)이 그 사람(스티브잡스)과 얼마나 밀착되어 있느냐에 따라 회사의 미래가 좌우된다. 특히 Celebrity가 CEO인 경우 회사와 해당 브랜드 모두가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Celebrity가 Celebrity로서 가치가 하락할 경우를 대비한 안전장치가 미리 마련되어 있다면 Celebrity Marketing은 사실상 큰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유발하고 이슈를 생산하기에 Celebrity Marketing은 매우 효과적인 마케팅 툴이라고 학자들은 말한다.
회사 브랜드 애플과 제품 브랜드의 나름대로 포지셔닝 구축이 필요
Wharton School 교수인 Reibstein은 CEO를 활용한 Celebrity Marketing의 경우, CEO의 이미지나 인기에 전적으로 매달리지 않고 회사를 의인화할 수 있다면 회사의 지속성에는 더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Celebrity 가치 하락에 대비한 안전 장치로는, 브랜드의 Celebrity에 대한 의존성을 단계적으로 낮춰주거나 분산시켜 회사의 이미지를 부각하는 방법이 있다. 소비자가 인식하는 브랜드 구성요소는 브랜드 이미지, 기술 및 R&D, 디자인, 서비스 등 많은 요소가 있다. 따라서 Celebrity가 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이슈와 연계되지 않고 그 중 일부만 연계되도록 하고 그 외의 요소들은 회사와 연계되도록 조정해 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창의성을 요구하는 첨단 기술의 산물인 iPhone의 경우, 제품의 우수한 기능과 디자인이 핵심 구성요소인데, 이 모두가 스티브잡스와 매우 밀접하게 연상되고 있는지 또는 스티브잡스 이외에 애플이라는 회사 혹은 애플의 창의적인 R&D 팀이나 디자인팀과 연계되어 연상이 되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스티브잡스의 빈 자리를 예감했다면, 스티브잡스와 iPhone보다는 애플과 iPhone을 연계한 사전 작업들이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었으리라고 짐작된다.
Versace의 경우, 1997년 Gianni Versace가 죽고 난 후에도 여전히 강력한 브랜드의 지위를 지키고 있다. Versace 브랜드에서 Gianni Versace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지만 그 회사에는 많은 역량있는 디자이너들이 있다는 것을 소비자들은 알고 있다. iPhone의 경우는 어떠한가? 소비자들이 스티브잡스가 없어도 애플에 있는 많은 인재들이 창의적인 제품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생각할까? 스티브잡스의 건강 상태에 따라 애플의 주가가 요동치고 스티브잡스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애플의 주가가 폭락했던 상황을 여러분들은 기억할 것이다. 스티브잡스가 iPhone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했 지만 애플 내에 많은 창의적인 인재들이 있다고 소비자들이 생각한다면 iPhone의 명성과 성과는 지속될 것이다. 스티브잡스가 세상을 떠난지 얼마되지 않은 지금 출시되는 제품은 스티브잡스의 창의적 개발의 산물이라고 생각하지만, iPhone이 획기적인 창의적 요소를 지속적으로 제시하지 못한다면 스티브잡스와 iPhone이 동일시되어 더 이상 iPhone의 영광은 유지되지 않을 것이다. 또한 현재까지 iPhone이 획기적인 진화의 모습을 보여 온 만큼 소비자들의 기대치 또한 높아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스티브잡스가 떠난 애플과 새로운 CEO 팀쿡에게는 스티브잡스가 존재할 때 보다 훨씬 더 큰 부담이 지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명사 마케팅 혹은 특정인의 이름은 매우 강력한 마케팅의 Tool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초기 시장 정착과 이슈 유발에 효과적이다. 때문에 명사나 스타들에게 큰 돈을 지불하고 그들의 효과를 활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명성을 확보한 후에는 회사 또는 제품 브랜드는 해당 명사가 전달하는 가치와 독립적인 가치를 전달하여 회사 또는 제품 브랜드가 나름대로의 포지셔닝을 구축하고 소비자와 감성적인 유대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 Celebrity Marketing을 통해 명사의 혜택을 누린 만큼 명사가 더 이상 역할을 할 수 없거나 사라진 이후를 대비한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