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신뢰성을 핵심 전략으로 채택할 것인가? 가업의 규모가 작건 크건 기업이미지는 매일매일 위험에 직면해 있다. 매출이 늘어나고 신제품이 히트하더라도 기업이미지를 위협하는 요소는 늘 상존한다. 가장 존경받던 기업조차 어느 날 갑자기 회복하기 힘들 만큼 이미지가 실추되어 버리는 경우가 있다. 토요타 자동차의 제품 리콜 문제, 피죤 회장의 청부폭력 사건, 한화그룹의 경영자 변칙 자금 관리, 피자 프랜차이즈의 모조 치즈 사용, 가격 인상, 담합, 불량 원재료 사용 등 기업이 소비자 대중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 기업의 투명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우 등 다양한 이슈가 제기되고 있고, 이에 대한 시민단체나 네티즌들의 온라인 공격도 이제는 전혀 새롭지 않다. 이전에는 이러한 기업 신뢰성 혹은 평판에 대한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으로써 보편적으로 로비, 사죄 광고, PR 등 위기 관리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는 방법을 활용하였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런 방법은 유효하지 않다. 왜냐하면 이제 일반 대중이 기업활동에 대해 보다 냉소적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소비자 대중들의 사회적 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에 대한 평가기준 역시 변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환경적으로는 인터넷, SNS, 스마트폰 등의 발달로 인해 상호 의견교환이 활발하고 의견개진도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집단행동이나 여론몰이 또한 손쉬운 환경이 되었다. 기업의 부정적 이슈가 있을 때, 자칫 잘못 대응하면 한 순간에 신뢰할 수 없는 기업으로 전락하게 되고 소비자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져 버리는 상황이 발생하는 반면, 좋은 평판을 지속적으로 쌓은 결과로 얻게 되는 가치는 이전 보다 훨씬 강력해 지고 있다. 최근 PR 회사인 Edelman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보다 오히려 신뢰가 가고, 투명하며 정직한 기업으로 인식되는 것이 기업평판에 보다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그들의 기업평판과 그들 브랜드를 지켜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기업들이 지금껏 활용해 왔던 기업과 브랜드의 평판 관리 방법을 되돌아 보고 그 방법이 여전히 유효한가를 검증해 보아야 할 것이다. 과거 기업들이 채택한 방법은 아래에 기술된 4가지 유형이 있고 이전의 기업환경에서는 이러한 방법들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었다고 볼 수 있으나 현재의 기업환경에서는 그 중 마지막 두 개 정도만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1.     무시. 사회가 어떻게 변하든 말든 금전적 성과향상을 위해 기업 내부적인 활동에만 몰두하는 방법이다. 그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전달하는 약속은 다만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수단으로만 활용하고 이를 실제 마케팅 활동에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는 않는다. 건강, 안전, 환경 등 사회적 문제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늘 그랬듯이 문제가 되면 가격을 조정하면 되고 고객을 만족시키고 금전적 성과를 통해 주주들의 기대에만 부응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신흥시장뿐만 아니라 산업화된 사회에서 활동하는 기업의 약 30% 정도가 이러한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기업들은 한번의 사건이나 불운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기업평판의 손상을 온전히 감수하거나 더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할지도 모른다. 특히 식품회사들은 소비자들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 노출되기 쉽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     겉모습 갖추기. 기업활동의 본질이 변하지 않고 그들이 한 약속은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서, PR, 자선활동, 지속관리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미래를 생각하는 책임감 있는 기업으로 겉만 포장하려 하는 방법이다. 기업이 잘 운영되고,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운이 좋다면 이 전략이 유효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방에 기업을 지켜보는 눈이 있고 기업활동이 공개적으로 노출되어 있으며 누구나 공개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개방화된 사회에서는 기업이 기업활동에서 실제적으로 추구하는 핵심가치와 외부로 비친 기업활동의  이미지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기업에 대한 신뢰는 무너지고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말하자면 이런 전략은 하나의 도박인 것이다. 이러한 자기도취적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의외로 많을 수도 있다. 외국 사례를 보면 1960년대에 담배회사들, 1990년대에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약물퇴치를 주장했던 제약회사들,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 잘 나가던 기업이 갑자기 몰락하는 많은 사례들을 우리는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시장에서 일어나는 엄청난 사건들을 보면 앞에서 제시한 두 전략은 기업을 지속시킬 수 없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러한 전략을 앞세운 많은 기업들이 시장에서 이미 사라졌고 반면 좋은 평판을 만들어 가는 새로운 기업들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는 것이다.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이 달라졌고 기업을 평가하는 주체도 다양해 졌으며 이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전략 또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3.     지속 가능성을 위한 관리 체계 부족. 기업의 평판을 관리를 위해서, 그들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전달한 약속을 실천하고 사회적 책임경영을 강조하며 건강, 안전, 환경 문제 등 사회적 이슈 해결을 위해 남다른 투자도 하고 관련된 규정을 준수하며 회사 차원의 대외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도 시행한다. 이러한 많은 노력이 장기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일시적인 투자로 그치게 되는 경우이다. 기업 활동에 있어 제도적 장치와 의식적 변화를 함께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이 제시한 약속과 사회적 책임을 중장기적으로 일관성있고 지속적으로 지키기 어렵고, 결국 기업에 대한 신뢰성이 약화된다. 이러한 기업의 경우 그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업평판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그러한 부정적인 효과를 줄여 주는 효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다. 이유는 기업이미지 평판의 탄탄한 기반이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확고한 기업이미지 평판은 일시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소비자 대중이 인지하고 경험한 결과로 그들의 인식 상에 뚜렷이 연상되는 이미지가 형성될 때 기업이미지 자산으로써 평판이 구축되는 것이다. 결국 기업이미지 평판의 구축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이기 때문에, 기업이 의지를 가지고 기업이미지 관리 체계와 내부 직원들의 의식 변화를 수반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지 못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장기적인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나 기업이미지 평판 구축의 본질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아니면 기업 평판이 비즈니스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4.     경쟁 우위 요소로써 신뢰성 확보. 기업 스스로가 미래 기업의 생존 전략을 이해하고 기업의 신뢰성 확보를 경쟁 우위 요소로 채택하는 기업, 기업의 특성 상 어쩔 수 없이 기업의 신뢰성을 핵심적인 경쟁의 요소로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처한 기업들은, 이들은 기업 평판이 중요한 경쟁력의 하나로 관리되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역량을 갖추게 되면 차별적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고 직원들이나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으며 고객, 투자자들, 정책입안자들에게 주목받는 평판을 확보하게 된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는 어떤 유형에 속해 있을까? 많은 기업 전략가나 학자들이 주장하듯이 미래의 기업 환경에서 신뢰받는 기업은 그 자체가 경쟁력이고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생존 자체를 위협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신뢰받는 기업이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신뢰받는 기업으로 평판을 유지하는 기업은, 우선 기업의 투명성을 유지하고 제품이나 서비스 혹은 마케팅 활동을 통해 대중이나 소비자들에게 제시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다. 또한 대중과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도 모르는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갖고 진정으로 그들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기업이다. 기업이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은 단편적인 이슈가 아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기업이 평판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은 그들 기업이 목표로 하고 있는 성과의 원천이 되는 소비자들의 삶에 긍정적인 가치를 제공하여 그들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형성하여 평판을 유지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에 발생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 대비하여 미리 스스로를 다져놓아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것이다. 신뢰받는 기업이란, 무결점 기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수를 했을 때 최소한 이를 인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여야 하며, 회사의 이미지에 손상을 주는 문제점에 대해 모든 직원들이 개선하겠다는 의지에 공감하고 이를 개선하여 기업이 원래 전달하려고 했던 약속을 어떻게 지켜가고 전달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를 위한 체계적인 노력과 더불어 이를 실행하고 유지하기 위한 현실적인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대체로 기업들에게는 기업평판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그다지 용이하지 않다. 대부분의 사안들이 그렇듯이, 기업이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 역시 이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하는 것보다는 실제 실행하는 것이 더 어렵다. 이를 실행하려고 하는 기업은 오랜 기간 동안 유지해 왔던 체질화된 습관을 고쳐야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새로운 역량이 깊이 스며들게 하는 갖가지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역량을 함양한다면 시장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더라도 경쟁력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역량을 창조하게 되는 것이다.  기업이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기업이 지향하는 방향성에 대한 정의(Corporate Brand Identity)를 명확히 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방향성을 대내외적으로 선언하고 이를 제품, 서비스, 직원 이미지, 사회봉사 활동 등 기업의 모든 활동에서 일관성있게 지켜나가는 의지와 행동을 보여주어야(Brand Integrity) 한다. 이러한 기업의 핵심적인 활동 이외에도 기업이 소비자 대중에게 신뢰로운 기업으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신뢰성을 기업의 핵심적인 경쟁 우위 요소로 채택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관리할 수 있는 체질을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다음 사항들도 하나의 중요한 가이드라인으로 받아들이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1.     역동적으로 전략을 개발하고 실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라. 신뢰받는 기업은 시장 중심적이어야 한다. 즉 그들의 고객, 지역사회, 임직원 그리고 주주들이 직면한 이슈와 그들의 니즈를 잘 이해할 수 있는 통찰력을 키워야 한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이슈가 무엇인지 어떤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해 문제가 확대되기 이전에 경영진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은 전략적 차원에서 구축되어야 하며 임원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책임 요소로 설정되어야 한다. 2.     하나의 기업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핵심적인 행동양식들을 발전시켜 나가라. 급변하는 시장환경에서 시장 주도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의 모든 측면에서 임직원들이 일관성있고, 지속적으로 신뢰할만한 비즈니스 활동을 하도록 모든 조직이 통합된 비즈니스의 방향성과 행동 양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회사 내외적으로 투명성을 가지고 이러한 일들이 수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경영층을 지원하기 위한 회사 차원의 통합된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반드시 필요하다.   3.     기업의 평판 자산을 지속적으로 키워가라. 실제 행동으로 기업 평판을 개선할 수 있도록 내부의 비즈니스 활동을 재조정하고 이를 제도화하여야 한다. 먼저 기업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인식된 이미지의 Gap을 줄이는 노력이 우선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Gap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우리 기업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인식된 기업 이미지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기업 평판 자산을 위협하는 요인이나 기회 요인이 무엇인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 그리고 기업 평판 자산을 키워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또 하나의 요소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되돌아 보고 경쟁자와 뚜렷이 구별되는 기업 활동과 역량을 가져야 한다. 4.     소비자 대중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소셜 미디어를 잘 활용하라. 기업은 외부와 협력하는 방법을 알고 있거나 이를 위한 매개를 잘 활용하는 임직원 커뮤니티에 자율권을 부여하여야 한다. 이들은 외부의 여론을 선도하는 핵심층들과 자유롭게 대화하면서 그들의 생각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기업이미지를 전달하고 홍보하기 위해서 소셜 미디어에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소셜 미디어는 통제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자칫 의도와는 다르게 왜곡되어 정보가 퍼져나갈 가능성도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전과 달리 내부의 요인이 외부로 쉽게 노출되고 이를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최근 탐앤탐스의 경우 기업 SNS 계정에서 자제했어야 할 정치, 사회적 이슈에 대한 개인적 의견을 올리는 실수를 범하여 이슈는 일파만파로 퍼져나갔고 몇몇 언론사가 거론하면서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는 결과까지 초래하였다. 5.     통합적이고 엄격한 위기 관리 대책을 마련하고 재빨리 이에 대처하는 프로세스를 정립하라. 기업 이미지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기업의 평판 하락을 방어하는 체계적인 대응 프로세스가 필요하며 전사적으로 공유되어 있어야 한다.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대응차원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리하고 발표하고, 이미지 손실을 최소화하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직접적으로 영향을 입은 계층이나 집단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실행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반드시 진실만을 이야기하여야 하며, 이러한 위기를 모면하기 보다는 오히려 전략적 기회로 전환하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한번 신뢰성을 확보하는 기업으로 변신을 결정하였다면, 뒤로 돌아갈 수는 없다.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하거나 그 과정에서 일관성있고 명확한 실행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역으로 엄청난 이미지와 신뢰성에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기업의 핵심 역량 중 하나로 신뢰성 확보를 위한 방향성을 설정할 것인가 아니면 방치할 것인가의 선택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이슈이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투명성을 강조하는 최근의 시장 환경을 감안하면 간과할 수 없는 전략적 판단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