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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0년 동안 유지해 왔던 대중 광고 중심의 소비자 시대의 종말과 함께, 마케팅의 효율성과 마케팅의 조직 내 영향력이 최고점에 달했던 마케팅 황금기가 끝이 나고, 마 케팅은 암흑기를 맞고 있다. 마케팅 환경 전체를 뒤흔든 디지털 기술은 아이러니하게도 마케팅을 다시 부흥기로 전환시키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 트랜드의 발달은 마케팅의 초점을 인간 중심으로 변화시키고, 브랜드의 인간적이고 개인화된 접근을 통 해 소비자와 인간적인 관계를 강화하는 마케팅 휴머니즘의 새로운 접근 방법으로 마케 팅도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디지털이 만들어 놓은 마케팅의 새로운 환경은, 지금까지 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요구하는데, 일방향적인 커뮤니케 이션을 하고 일방향적으로 판매하는 모델이 아니라, 인간처럼 창의적(Creative)이면서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등을 통해 소비자들과 상호작용(Interactive)하며 관계 (Relationship)를 형성하고 소비자들이 마케팅 활동에 참여(Participating)할 수 있는 모 델이 바로 그것이다.

마케팅의 황금기

마케팅에도 황금기(The Golden Era)가 있었다. 2000년이전까지만 해도 세계 경제가 급속 히 성장했고, 특히 소득분위 기준으로 중간 계층이 이러한 성장을 주도해 왔다. 마케팅 에서는 몇 개의 주요 TV 채널이 대부분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밤낮으로 점유하고 있었 고 화려한 몇 개의 잡지들이 수백만명의 동질적인 기호를 가진 소비자들을 유혹했던 시 절이었다. 소위 Daniel Yankelovich가 이름 붙인 풍요의 심리학(Psychology of Affluence) 은 업체들이 제멋대로 만들어 낸 제품과 고객 경험에 소비자들이 돈을 쓰도록 충동질했 다. 이 황금기의 마케팅은 기업이나 브랜드 주도로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가치제안 과 강력한 메시지로 소비자들의 수요와 선호를 유도해 갔다. 마케팅은 그 효율성이나 조직 내에서의 영향력이 최고점에 달하던 시기였다.

대중 광고 중심의 소비자 시대

대중 광고는 지난 300년 동안 유지되어 왔다. 대중 광고 시대의 마지막 단계는 대략 1965년부터 얼마 전까지 유지되어 왔던 소비자 시대(Consumer Era)이다. 이 시대의 마 케팅의 특징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고 그들의 구매 고려군에 들어가기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던 시대였다. 당시의 마케팅 프로세스는 1) 리서치를 통해 대중들 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2) 그런 상품이 제공하고, 3) 타겟 고객을 유혹하거나, 겁 주는 방식으로 광고를 만들고, 4) 타겟에게 도달할 수 있는 미디어에 광고를 온에어 하는 방법이다.

소비자 시대의 종말과 마케팅 환경의 변화

물론 지금은 대중 광고 중심의 마케팅 효율성, 조직 내에서의 마케팅의 영향력, 제품과 서비스 중심의 마케팅 등 그 모든 것이 사라져 가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이러 한 경향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마케팅이 절망적으로 쪼개지 고 있다고 하기도 한다. 광고를 회피하는 디바이스와 앱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고 인 터넷은 소비자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있으며 소셜 미디어와 모바일은 기존의 마케팅 모델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유럽의 암흑기(The Dark Ages)처럼 마케팅에도 혼란한 시기 가 도래했다. 최근에는 CMO들의 평균 재직기간이 23개월밖에 되지 않을 만큼 마케팅 의 수난기가 온 것이다.

소비자 시대의 마케팅 방법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음 세 가지 이유 때문에 소비자 시대의 마케팅 접근 방법은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첫 번째 이유는 디지털로 인한 마케팅 환경의 변화이다. 디지털 도구들은 과다하게 자본력이 집중된 소수 기업으로부터 힘을 빼앗아서 다수 기업에게 나누어 주고 있다. 하지만, 반면에 어떤 한 기업이 단번에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할 수 있는 기회도 함께 없애 버렸다. 인터넷과 모 바일의 발달로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미디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산업혁명은 규모성을 통해 효율성을 창조했기 때문에 혁명적이지만 디지털 혁명은 규모성까지 모조리 없애 버린다. 그래서 이러한 변화가 마케팅 환경을 심각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생태계이다. 지구 환경처럼 마케팅 환경을 한번 생각해 보자 소비자 시 대에는 자본력으로 고객을 샀다고 할 수 있다. 자본력은 어쩌면 광고이다. 광고를 멈추 면 매출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도달율이 높으면 광고는 여전히 효과적인 것 같지만, 그 영향은 정말 스쳐 지나가듯 일시적이다. 막대한 비용을 써도 자산은 거의 쌓이지 않는다. 그런 측면으로 생각하면 광고 기반의 마케팅은 더 이상 지속가능성이 없 다. 물론 카테고리 특성이나 제품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 만 디지털의 발달로 특정 미디어를 통해 도달할 수 있는 고객 수는 점점 줄어들기 때문 에, 이전과 동일한 효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광고 투자 비용이 훨씬 커지므로, 이러한 마케팅 환경에서는 광고가 아닌 다른, 지속가능한 마케팅 대안이 요구된다.

세 번째 이유는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이미 소비자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것이다. 상거 래에서 새로운 통화(화폐)라고까지 불리는 ‘신뢰’라는 것을 한번 생각해 보자. 2006년의 Elderman Trust Barometer의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신뢰의 기준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로 대변되었다. 2010년으로 오면, 신뢰의 기준으로서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은 3위 로 내려 앉고 투명성과 정직성의 실천이 가장 우선적인 기준이 된다. 응답자의 83%가 그렇게 응답했다고 한다. 점점 더 투명성과 정직성을 기반으로 한 신뢰가 핵심 경쟁력 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마케팅 르네상스의 초점은 마케팅 휴머니즘이다.

유럽에서 암흑기를 지나 르네상스가 찾아왔듯이, 부분적으로는 전반적인 산업을 불안정 하게 뒤흔들어 놓은 힘을 가진 ‘(디지털) 기술’의 덕분에, 이제 마케팅도 르네상스에 진 입하고 있는 듯 하다. 컨텐트의 디지털화, 클라우드 컴퓨팅의 급속한 발전, 그리고 발전 된 분석 기술과 같이 단기간 내에 발전을 거듭하는 기술의 트랜드가 스마트한 마케터들 에게 그 기능을 재발견하도록 독려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마케팅이 다시 부흥 기로 전환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케터들의 Mind Set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과 거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한 가장 결정적인 요소가 바로 휴머니즘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 문이다. 이처럼, 전부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는 ‘인간 중심’으로 복귀가 마케팅 르네상스 를 이끌어 갈 것이다. 바로 ‘마케팅 휴머니즘’이라고 필자는 정의한다. 디지털 혁명은 Mass 기반을 약화시킨 반면 인간적인 본성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Levy와 Garfield는 인간적인 요소(Human Element)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온다고 주장하고 소비자 시대가 끝나고 관계의 시대(Relationship Era)가 온다고 했다. 마케팅 휴머니즘은 관계의 시대를 열었다.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소비자들은 자기의 의지 로 브랜드에 대한 그들의 애정을 대중에게 공공연하게 표현하는 시대가 되었다. 좋아하 든 좋아하지 않든, 이 시대의 소비자들은 브랜드와 더욱 깊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게 된 다. 브랜드 전략 컨설팅 회사인 Lippincott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브랜드가 소비자들과 긴밀한 관계로 연결되고 신뢰를 쌓아 가기 위해서는 브랜드와 소비자들의 관계에 있어 서 브랜드가 인간처럼 행동하는 사교적이고 사회적인 관계로 옮겨가야 한다고 한다. 이 들은 이를 인간의 시대(Human Era)라고 부른다. 인간의 시대에 브랜드가 가져야 할 핵 심적인 특성은 인간처럼 개방적이고 정직하며 결점도 있고, 인간처럼 말하고 행동하며 흥분도 하고 감정이 이입되는 그런 인간다움(Humanism)이다. 예를 들면 가장 성공적인 기업들은 ‘No Reply’로 일방적인 메일이나 메시지를 보내는 기계 같은 기업이 아니라 그들과 상호 소통하는 인간적인 기업이라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인간적인 수준에서 브 랜드들과 커뮤니케이션하기를 원한다. 그것은 지금까지 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비즈 니스 모델을 요구하는데, 일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일방향적으로 판매하는 모델 이 아니라 창의적(Creative)이면서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등을 통해 상호작용 (Interactive)하며 관계(Relationship)를 형성하고 소비자들이 마케팅 활동에 참여(Participating)할 수 있는 모델이 바로 그것이다.

마케팅 휴머니즘 시대의 가장 필요한 마케팅 접근 : 인간적 접근과 개인화 

개인화(Personalization)는, 오랫동안 회자되어 왔지만, 컨텐트, 경험 그리고 메시지들로 소비자들과 관련성을 만들고 소비자들을 효과적으로 설득하는 현실적인 방법 중의 하나 이며 마케팅 휴머니즘 시대에 가장 필요한 접근 방법이다. 미켈란제로와 레오나르드다 빈치와 같은 특출한 예술가들이 인체 해부학(Human Anatomy)을 연구하고, 갈릴레오가 천체를 연구한 르네상스는 경험주의의 시대이자 과학적 발견의 시대이기도 했다. 이 시 대의 마케팅을 르네상스에 비유하는 것은 다소 무리한 개념의 확장일 수 있지만, 이 시 대의 마케팅을 이끌어가려면, 이전과 다른 비선형적인 구매 프로세스와 경로를 가진 소 비자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생태계 속에서 변화와 메커니즘, 그리고 새로운 방법 들을 배우고 포용할 필요가 있다. 이미 마케팅을 주도하는 기업이나 마케터들은 한 걸 음 앞서 이들을 이해하고 활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개인화가 어떻게 마케팅 르네상스와 마케팅 휴머니즘에 기여하고 있는가? 몇 가지 예를 살펴보자.

Red Roof Inn. 자주 비즈니스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갑자기 항공편이 취소되어 호텔방 을 찾느라고 허둥대던 상황을 한번쯤은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호텔 체인인 Red Roof Inn(필자가 미국 유학길에 오른 첫 날 머무른 곳이기도 하다)은 항공기 취소 정보와 고객의 위치 데이터를 결합해서 항공기가 취소되었을 때 공항 주변의 숙박 수요와 호텔을 찾고 있을 것 같은 타겟 고객을 예측한다. 항공기가 취소되어 인터넷으 로 서치하는 고객들에게 타겟화된 광고와 그들에게 맞춘 객실 가격정보가 전달된다. 이 러한 접근은 화가 나고 당황스러울 상황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약간의 인간적인 요소 를 제공하는 셈이다.

Jetblue. Jetblue는 2013년 ‘인간애에 편승하여 비행하다’라는 캠페인을 런칭했다. 이 캠 페인은 그들이 비행기를 만들 때, 사람들을 염려하는 품질 요소들에 집중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거대한 기업이라는 규모성보다, 브랜드 플랫폼의 일부로서 ‘인간’적이라는 점을 내세우는데 캠페인에 많은 마케팅 비용을 할애한다. 이제 기업들이 고객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기업들은 고객들이 그들 을 하나의 거대한 기업체가 아니라, 고객들을 집단이 아닌 개개인으로 바라보고 그들 각각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그런 기업으로 보여지기를 원한다. ‘인게이지먼트’나 ‘소셜’과 같은 유행어처럼 브랜드 관리에서 가장 최근의 이슈는 인간(Human)적이 되는 것이다. Jetblue는 인간미 불어넣기(To inspire Humanity)를 기업의 미션으로 설정하고 있고 그것 을 경쟁자들과 차별화하는 방법으로 삼고 있다. Jetblue는 항공사들이 어려운 상황임에 도 불구하고 고객서비스 우수 기업으로 선정될 만큼,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와 고객 의 편의를 위한 시설을 갖추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한다.

Burberry. 소매점에서 인간적인 측면(Human Touch)을 회복하기 위해서, 버버리 (Burberry)는 Flagship Store에서 옷에 RFID칩을 넣어 고객들의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창 조한다. 고객이 입어 볼 옷을 들고 드레싱룸으로 들어가면 RFID가 작동하여 그 옷이 어 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비디오로 보여주고, 핸드백이나 같이 입으면 좋은 옷 등을 추천해 서 보여준다. 고객이 동의를 하면 고객이 입어본 옷들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고객 프로 필을 만든다. 버버리는 이미 고객이 입어본 옷에 대한 데이터와 고객의 패션취향에 대 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장 점원들은 고객에게 제품을 추천 하고 해당 제품이 이전에 구입한 어떤 제품과 매칭이 잘 되는지 등의 정보를 제공함으 로써 고객의 경험을 향상시킨다.

보다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친밀감을 느낄 수 있게 개인화를 구현하는 것은 Mass Marketing 시대의 잘못된 접근으로 잃어버린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그들과 관계를 구축하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다. 아직은 실험 단계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러한 실험과 시 도를 계속하면 소비자와 브랜드가 깊은 인간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마케팅에서도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bit consulting

대표컨설턴트 김 동 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