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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플랫폼이 소비자 행동을 바꾸어 놓고 있다는 것을 가장 쉽게 이해하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온라인 쇼핑의 증가일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화의 영향은 그 보다 훨씬 강력해서 소비자들의 구매 프로세스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기업들이 브랜드를 소개하고 마케팅 활동을 하는 방법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매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는 기본적으로 기업들이 어떻게 시장이나 소비자를 생각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변화시켰다. 기업이 디지털 시장에서 어떻게 존재를 드러내고 이를 향상시켜야 하는지 뿐만 아니라 그들 브랜드를 어떻게 생각하게 할 것인가까지 생각해야 한다. 어떤 마케팅 전문가들은, 빅데이터, 서치 엔진, 마케팅 자동화 등으로 인해 세상이 점점 더 계량화되어 가는 것처럼 브랜드도 계량적인 측면이 강해진다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의 성장으로 인해 브랜드는 이제 기업이 아닌 소비자가 소유하고 소비자가 만들어가게 되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또 어떤 전문가는 디지털 시대의 투명성과 온라인 쇼핑의 성장이 브랜드를 잠재워 버렸고 브랜딩은 이미 죽었다고 믿는다.

 근본적인 것은 변함이 없지만 기회 요소는 변하고 있다.

디지털의 발달과 함께 시장에는 몇 가지 특성들이 나타나고 있고 그러한 특성을 기준으로 판단해 보면, 브랜드나 브랜딩에 대한 근본적인 사항들은 변함없이 이전과 다르지 않는데, 이러한 특성이나 트렌드가 브랜드 마케팅, 브랜드 운영이나 관리 등 ‘어떻게 시장에서 브랜드 활동을 전개하는지 그 방법’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브랜드의 중요성은 이전과 동일하거나, 새로운 환경이니 만큼 더 중요해 졌다고 생각된다. 지금부터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달라진 특성이나 새롭게 나타난 특성을 몇 가지 살펴보자.

1.  인간의 본성은 그대로인데 그 행동만 변하고 있다.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디지털화로 인해 소비자들이 변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 변한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소비나 구매의 동기 등 인간의 본성이 아니라, 제품이나 서비스를 서치하는 방법이 달라졌고 구매하는 방법과 소비하는 방법 등 소비자의 행동이 달라진 것이다. 보편적인 인간의 본성이 무엇인지, 그리고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 행동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바로 디지털 시대에 성공적으로 브랜드를 관리하는 핵심인 것이다.

2.  권한과 주도권을 가진 소비자(Empowered Consumer)의 증가

디지털화가 되면서, 소비자가 이전보다 훨씬 더 큰 권한을 갖게 되었다. 그들은 주도적으로 앞서서 관심있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리뷰하고 특성을 조사하고 비교하며, 구매 프로세스 내내 많은 정보를 기반으로 면밀히 분석하여 통찰력을 갖고 스스로 판단하려고 한다. 현재의 이러한 환경에서 브랜드의 역할은 이전과 달라졌다. 브랜드는 고객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만나 그들의 행동의 변화를 확인하고 섬세하고 복잡한 그들의 행동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구매 프로세스나 더 많은 세부 과정들이 디지털 채널로 전이되면 될수록, 더 복잡해지는 그들의 행동을 추적하여 이해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3.  권한이 이전되고 있다.

경제 위기도 영향을 주었겠지만, 디지털 시대에 두드러진 특성이 된 투명성과 유용성의 증가 등으로 인해 권한의 확산이 가속화되어 왔다. CEO가 대부분의 권한을 가졌던 전통 기업의 모습은 사라져가고 특정 영역의 전문가, 주변인 그리고 종업원들이 훨씬 더 중요하고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되었고 권한은 자연히 이들에게로 확산된 것이다. 이제 그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고 그 목소리는 아주 짧은 시간에 수백만명에게 도달할 수 있게 환경이 되었다.

4.  기업들은 정보의 독점력을 잃어가고 있다.

디지털화가 되었기 때문에 기업의 일방향적인 커뮤니케이션은 신뢰성을 잃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블로그, 뉴스 사이트, 리뷰 사이트, 소셜 채널, 커뮤니티, 포럼 등, 전통적인 소비자-기업의 이분화된 구조의 바깥에 있는 제 3의 정보원을 찾고 있다.  

5.  더 투명해진 환경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평가, 리뷰 그리고 소셜미디어가 급속히 증가함에 따라 브랜드의 투명성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현실이 된 것이다.

6. 온라인과 물리적 채널(Physical Channel)의 융합

지난 수년간 이커머스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전체 소매 판매에서 온라인의 비중은 20% 내외에 불과하다. 하지만 50% 이상의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에서 구매하기 전에 온라인에서 먼저 정보를 얻고, 또 온라인에서 구매하기 전에 물리적 채널인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을 먼저 확인한다. 이러한 쇼루밍과 역쇼루밍은 이제 매우 일반적이어서,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중 하나의 채널에 집중하는 것은 구매 여정에서 매우 다양한 채널과 플랫폼과 접촉하는 요즈음 소비자의 구매 행동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을 대부분의 기업들이 알고 있다. 온라인 커머스 기업을 대표하는 아마존, 알리바바 등이 오프라인에 물리적 점포를 열고 있는 것이 바로 온라인/오프라인 융합 트렌드를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인 것이다.

이러한 변화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 기업들은 이전과는 달리, 그들만의 분명한 브랜드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브랜드 메시지는 그들 브랜드의 명확한 색깔로써 그들 기업이나 브랜드가 지향할 방향성이고 고객들에게 제시하는 브랜드의 약속이기도 하고, 단순히 브랜드의 가치(Brand Identity)만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브랜드 활동을 전개할지에 대한 방향성(Brand Deployment)까지 담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브랜드 메시지는 명확하고 일관성이 있으며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메시지를 가지고 기업 스스로 자신의 브랜드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관리하여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결국 브랜드는 전혀 소비자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시장에 존재감조차 없는 수많은 브랜드 중 하나로 남게 되고, 심지어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이 브랜드에 대한 주도권을 잃고 다른 누군가 브랜드를 지배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다.

디지털 시대가 만들어 놓은 함정은 피하고 기회는 꽉 움켜잡아라.

점점 더 많은 구매 프로세스가 디지털 채널로 전이될수록, 디지털 채널에서 어떻게 브랜드를 아이덴티티를 확립하고 브랜드 활동을 전개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점점 더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디지털 시대에 브랜드 전략이나 브랜딩에 유용한 몇 가지 팁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1.  투명해져라. 그리고 말로만 하지 말고, 그 증거를 보여주라.

좋은 의도는 정당화될 수 있다. 하지만 고객들에게 이야기해 주려 하지 말고 직접 보여주라. 디지털 시대에는 빈말을 하는 사람은 바로 퇴출당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권위가 이전되고 투명성이 증가함에 따라, 브랜드는 좀 더 겸손하고 진솔하고 신뢰롭고 정직하여야 하며, 명확한 가치 제안과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가져야 한다. 브랜드가 주장하는 것에 대해 간결하고 명확한 사실과 명백한 증거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약속을 하고 책임을 다하면, 신뢰를 얻게 될 뿐만 아니라, 또 남들보다 먼저 시도한다면, 남들보다 일찍 시작해서 선점하는 이점도 누릴 것이다. 책임을 다하고 약속을 지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디지털 시대의 소비자들은 그들이 관심을 갖는 브랜드라면 브랜드가 그 약속을 지키도록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2. 직원들이 브랜드가 되게 하라.

CEO의 권위가 직원들에게 확산되면서, 기업은 브랜드 관리라는 관점에서 직원들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직원들이 전문가나 브랜드 홍보대사들처럼 역할을 하고 노력해 준다면 브랜드는 살아 숨쉬는 생동감있는 브랜드가 되고 브랜드가 접촉할 수 있는 소비자 범위도 무척 확대될 것이며, 직원들에게 그들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와 목적을 제공하게 되어 브랜드에 대한 그들의 애착도 강화될 것이다. 직원들이 회사와 자사 브랜드를 지지하는 행동이나 활동의 중요성은 이전 보다 훨씬 강화되었다. 왜냐하면,

-    소비자들에게 직원들은 이사회 멤버들보다 더 믿을만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    직원들은 기업이 단독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    직원들이 공유한 컨텐트는 브랜드가 공유해 준 컨텐트보다 8~10배 더 소비자의 관여와 관심을 유발하기 때문에

3. 공유할만한 가치가 있는 메시지를 담은 브랜드를 세워라.

공유할만한 가치가 있는 메시지를 담은 브랜드는 그 메시지가 담고 있는 가치와 지향성으로 다양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 컨텐트를 창조할 때 사용할 수 있고 브랜드를 타겟 고객에게 처음 소개할 때도 사용할 수 있다. 아이디어에 기반을 둔 메시지나 브랜드 약속은 더 강력한 브랜드의 문화를 만들어 널리 확산하게 하고 더 많은 컨텐트를 창조를 위한 더욱 강력한 기준점이 된다.

4. 데이터를 활용하라, 하지만 맹목적으로 데이터를 추종하지는 마라.

디지털 시대에는 데이터가 매우 풍부하고 데이터는 많은 가능성을 열어준다. 하지만 데이터는 이미 살아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 자체가 함정일 수도 있다. 데이터는 문제 해결을 위한 시작점이자 도구이지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다. 데이터는 여러가지 가설과 추론을 가능하게 하는 필요조건이지 데이터 자체로는 항상 충분하지 않다. 데이터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제시하는 사실을 데이터를 분석하는 사람의 판단, 해석 능력, 통찰력 등을 담아 데이터가 살아있는 가치를 제공하게 해야 한다.  

5. 고객 경험과 채널의 통합을 생각하라.

퍼넬(funnel) 분석은 마케팅 기획에서 많이 사용되는 브랜드 선택 행동을 분석하는 틀이었다. 이 틀은 인지에서 시작하여 궁극적으로는 구매하는 단계까지 연결되는 선형적관계를 하나씩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프로세스인데, 디지털시대의 마케팅과 브랜드 관리는 이처럼 선형적으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퍼넬의 각 단계에 미치는 영향 요인이 훨씬 더 많고 복잡하다. 이 시대의 소비자들은 물리적 채널과 온라인 채널을 넘나들고 주변의 다른 사람이나 사이트로부터 즉각적으로 댓글과 평가, 추천을 얻어내어 도움을 받는다. 결과적으로 실제 구매하기 전후에 많은 브랜드 경험이 발생하고 이러한 경험이 실 구매에 영향을 미치며 그러한 경험의 상황은 점점 더 늘어난다. 이러한 변화된 상황에 맞추기 위해서 기업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고 이러한 경험에 가치를 부여하도록 브랜드 가치와 브랜드 활동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있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디지털 시대의 마케팅은 단순히 퍼넬이 아니라, 고객의 구매 여정에서 여러 채널에 걸쳐 통합적으로 발생하는 고객의 경험을 이해하고 강화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다.

6.  기술, 그 이상을 생각하라

시장들과 마케팅이 계속 디지털화되어 감에 따라, 최신 기술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마케팅은 마케터들을 잘못된 방향으로 인도할 수도 있다. 고객들이 점점 전문화되어 가고 고객 접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강력한 브랜드 메시지나 브랜드 스토리가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브랜드 메시지에 기반한 방향성과 관련이 없는 기술은 빈 조개껍질과 같다. 그것은 소비자들에게 어떤 느낌도 만들어 내지 못하고, 기업이나 브랜드를 목적이나 방향성없이 계속 똑같은 경로를 헤매게 만들 수 있다. 기술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브랜드의 가치와 지향성을 추구하는데 필요한 도구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기술을 목표나 지향점으로 삼게 된다면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와 지향성은 매우 제한적이고 한정적일 것이다.  

지금까지 나름대로의 시각으로, 브랜드 마케팅에 영향을 주는 디지털 시대의 특성을 살펴보고 디지털로 변화된 환경에서 성공적인 브랜드 전략과 브랜딩을 위한 몇 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결론은 한마디로 말하면, 디지털 시대의 브랜드 마케팅 전략은, 브랜드 가치와 브랜드 마케팅 활동의 방향성을 담은 명확한 브랜드 지향성(메시지)을 정립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변화된 소비자들의 행동과 이러한 변화의 영향을 주는 요인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부터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디지털 시대에는 데이터와 기술이 중요하지만 이는 목적이 아닌 도구이기 때문에,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은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최종적으로 선택하는 것은 브랜드라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자칫 브랜드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이 시대에 중요성이 부각되는 데이터와 기술을 목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디지털 시대 게임의 함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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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컨설턴트 김 동 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