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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와 마케팅 책임지고 있는 CMO나 브랜드매니저들 조차도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특히 단기 재무적 성과 중심의 목 표 관리는, 브랜드 관리 소홀로 인해, 브랜드력 약화와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브랜드 가치가 훼손되어 브랜드력이 약화된 다음에 다 시 브랜드를 되살리려고 한다. 소비자와 관계를 맺고 성장하는 브랜드는 소비자(인간)과 마찬가지로 라이프사이클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간에게 건강 관리가 필요하듯 브랜 드에게도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체계적인 건강 관리가 필요하다. 실제로 브랜드에 문제가 생긴 경우를 살펴보면 대부분, 브랜드를 관리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것에 충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인간의 건강이 그렇듯이…

투자자들이 매년 더 큰 금전적 성과를 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들은 브랜드들이 계속 성 장하고 확장하고 더 큰 이익을 창출하도록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할 것이다. 그 결과 전반적으로 비용을 줄여서 수익성을 확보하고, 이전에 현 사업과 관련성이 낮다고 생각했던 시장이나 제품 으로 확장해 추가적인 성과를 창출하려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러한 확장은 단기에는 성장을 가 져올지 모르지만 과도한 확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브랜드 아이덴티티나 브랜드 핵심 가치를 희 석시킴으로써 브랜드력의 약화와 브랜드 자산 가치의 하락을 초래한다.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인식과 인식의 근본적인 뿌리까지 흔들리면서 고객들의 긍정적 연상들은 조금씩 사라져간다.

브랜드의 과도한 확장으로 인한 브랜드력과 브랜드 자산 가치 하락, Coach

고품질의 핸드백과 가죽 제품으로 잘 알려진 Coach는 지난 20년 동안 매우 공격적으로 새로운 시장에 뛰어 들었고, 급기야 상대적으로 저가라인 제품을 런칭하고 아웃렛에 스토어를 출점하는 방식으로 유통까지 확장해 나갔다. 확장 초기에는 사업이 매우 번창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소 비자들이 브랜드 가치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누구나 Coach 제품을 가지고 다닌다 면 Coach백을 드는 것이 별로 특별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부정적 인식은 지속적 으로 누적되고 확산되기 때문에, 초기에 점검한 브랜드 진단 결과만으로는 브랜드 침식(Brand Erosion)을 파악하기 어렵다. 지속적으로 브랜드의 인식 상황과 자산 상태를 점검해야 하는 것 이다. 버버리 등 유명 럭셔리 명품 브랜드들은 브랜드의 프리스티지 이미지를 유지하고 강화하 기 위해서 한정된 수량만 판매를 제한하거나 너무 많이 판매된 제품은 더 이상 판매하지 않고 소각해 버리기도 한다. 브랜드력과 브랜드 위상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강화되기 위해서는 철저 한 브랜드 관리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브랜드력이 약화되고 브랜드 자산 가치가 하락하기 전에 그런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브랜드를 관리해야 하는가? 또한 이미 약화된 브랜드력을 원래 상태로 회복하는 방법은 없는가?  

브랜드 핵심 가치를 일관성있게 유지하고 이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지금 우리 브랜드는 건강한가? 브랜드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라이프사이클을 가지고 있고 내부적, 외부적 요인들로 인해 건강에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Kellogg School의 캘킨스(Calkins) 교수가 제시 하는 브랜드 건강을 관리하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브랜드의 핵심가치, 즉 ‘브랜드가 고객에게 전달하는 가장 핵심적인 가치’를 명확하게 설 정하고 이를 일관성있게 유지해야 한다. 브랜드의 핵심 가치가 명확하게 전달되어 타겟 소비자 들에게 인식되면 브랜드의 독특한 가치로 인식되어 차별화되고, 중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자산으 로 남게 되는 것이다. 브랜드가 전달할 가치에 대해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브랜드 마케팅 활 동을 일관성있고 통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두 번째, 기업은 브랜드의 핵심가치가 유지되고 있는지, 핵심 타겟이 유지되고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 재무적인 성과만을 모니터링하자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 특히 핵심 타겟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브랜드가 어떻게 연상되고 있는지? 그들은 브 랜드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지? 브랜드가 그들과 연관성을 유지하고 있는지? 등 브랜드와 관련된 소비자들의 세부적인 인식과 이와 관련된 행동을 확인해야 한다. 이를 확인하는 방법으로써 브랜드에 대한 그들의 연상 내용이나 브랜드 성장에 필요한 주요 이 미지들에 대한 타겟 소비자들의 인식을 확인하고, 브랜드 인지, 구입의향, 추천의향 등을 양적인 지표로 확인하는 것이다. 브랜드의 건강이 약화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브랜드가 지향할 방향 성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있지 못하거나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재무적 성과와 브랜드 자산이 함께 관리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브랜드가 건강을 잃게 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원인은, 앞에서 설명했지만, 바로 재무적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무리한 확장 때문인 것이다. 대부분 브랜드의 경우, 재무 성과 목표나 성과 달성 에 따른 인센티브를 너무 높게 잡기 때문에 브랜드 건강도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단기 목 표 달성을 위해 브랜드의 건강과 목표 달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는 어렵고 단기 성과가 당장 중요하기 때문에, 브랜드 건강은 결국 손상을 입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브랜드의 건강을 안정 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재무 성과 창출과 브랜드의 자산 관리라는 두 가지 역할을 엄격히 분리하고 상호 견제가 되도록 조직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브랜드 자산 관리는 장기적 성과 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만약 BM(브랜드 매니저)이 브랜드 재무 성과와 브랜 드 관리를 함께 책임지고 있다면 BM의 KPI에는 재무적 목표와 브랜드 자산 관리에 대한 목표 가 함께 주어져야 한다. 만약 재무적 성과 창출과 브랜드 관리가 서로 다른 직원의 역할이라면, 상호 견제와 조정이 될 수 있도록 역할과 책임이 부여되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보다 근본 적으로, 전사의 목표를 관리하는 기획에서는 브랜드의 재무적 목표를 설정할 때 현재의 브랜드 건강도와 재무적 성과가 브랜드 건강도에 미칠 영향을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

실적을 압박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 2016년에 있었던 Wells Fargo 은행의 고객 계좌 개설 스 캔들과 같은 사태가 발생한다. 은행직원들이 목표 달성을 위해서 수년동안 고객 모르게 수백만 명 고객의 계좌를 개설하고 신용카드를 발급하여 성과 목표를 맞추어 왔던 것이다. 이 사건은 직원들에게 교차상품 판매를 강하게 압박해 왔기 때문에 발생했던 것이다. 결국 은행에는 1억 8,500만 달러의 벌금이 부과되었고 이에 연루된 5,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해고되었다. 말할 것 도 없이 Wells Fargo 브랜드의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하였다. 이처럼 기업이 숫자적인 성과로 압 력을 가하면,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당면한 성과 목표 달성에 급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에는 간신히 성과 목표를 맞추었지만 다음 번에도 맞출 수 있을까? 이런 생각에 쫓기다 보면, 수시로 브랜드는 어떻게 될까?를 걱정하면서도 당장 이번 목표가 중요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 사이에 브랜드는 망가지게 되고 어느새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지속적 성과 하락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브랜드 가치 하락일 수 있다.

2008년에 스타벅스는 전년 대비 주가가 50% 이상 곤두박질치며 엄청난 위기에 빠졌다. 당시 미국은 경기 하락으로 다수의 스타벅스 고객들이 싼 커피로 옮겨 가기 시작했고, 2008년 3월에 는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까지 하락하였다. 상황이 악화되자, 스타벅스를 설립 초기부 터 2000년까지 성장시킨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가 다시 CEO로 부임을 하게 되었다. 그는 스타벅스를 위기로 몰고 간 원인을 몇 가지로 분석했다. 물론 미국 경기 하락도 하나의 주요 원 인이 되겠지만 가장 핵심적인 원인을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꼽았다. 침체한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스타벅스가 단기간의 점포 확장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해 왔기 때문에 브랜드의 본질적인 문 제가 가리워지는 관료주의가 만들어 졌다고 진단했다. 그래서 그는 다시 부임하는 날, 전 직원 들에게 편지를 써서 “관료주의를 벗어나 고객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고객과 감성적 친밀감 재점화하기(Reigniting the emotional attachment with customers)’라는 명확한 목표 를 직원들에게 제시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조치로써, 바리스타들에게 에스프레소를 재교육 시키기 위해서 모든 스타벅스 점포가 하루 오후 동안 문을 닫게 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고, 소 셜 미디어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많은 과감한 변화를 모색했다. 그 중에 가장 핵심은 스타벅스 브랜드를 재건하는 일이었다. 약화되어가는 브랜드력을 재활성화하고자 하는 회사는 모두 스타 벅스와 똑같은 과정을 밟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브랜드 재활성화 방법은 브랜드 관리의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미 브랜드력이 약화되었다면 어떻게 재활성화할 수 있을까? 캘킨스 교수가 브랜드 문제를 겪고 있는 회사에게 제안하는 브랜드 재활성화를 위한 기본적인 프로세스를 간략히 소 개한다.

먼저,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실제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깊이 있게 탐색해 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까’에 대해 기업이 바라는 것과 고객들이 실 제 받아들이는 것과는 괴리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브랜드의 전달 가치와 브랜드의 역할 (브랜드의 고객과의 관계) 측면에서, 기업의 기대와 고객의 인식이 일치하도록 그 사이에 gap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Gap이 줄어들수록 브랜드의 핵심가치를 명확하게 전달하고 브랜드와 고객의 관계는 돈독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브랜드를 가장 핵심적인 사업에 다시 집중하게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대부분 브랜 드의 문제는 관리 소홀이거나 확장으로 인한 브랜드 가치의 희석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버버 리(Burberry)는 원래 트렌치코트로 명성을 얻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상품 라인으로 과도 하게 확장하면서 브랜드 가치가 희석되었다. 2006년에 버버리의 CEO로 부임한 안젤라 아렌츠 (Angela Ahrendts)는 버비리의 아이콘인 트렌치코트에 다시 집중하여 믿을 수 없는 턴어라운드 를 이끌어 내고 엄청난 성과를 창출했다.

세 번째는, 고객 접점을 재점검하는 것이다. 브랜드를 재생하려면 마케팅 직원들이나 간부들의 헌신적인 노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고객 일선(접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보다 더 중요할지 모 른다. 디지털이 발달하면서, 고객 경험이 브랜드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브랜드와 고객 관리에 있어서 고객 경험의 중요성이 한층 더 강화되었다. 따라서 고객 의 경험이 일어나고 고객의 직접적인 경험을 창출하는 고객 접점에 대한 철저하고 체계적인 점 검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네 번째는, 브랜드의 변화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공개적으로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브랜드의 변화를 고객이나 소비자들에게 알려주지 않는다면, 브랜드 전략에 변화가 있어도 고객들이 가지 고 있는 브랜드에 대한 인식과 연상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의 기대와 고객의 인식 상의 괴 리가 발생하고, 이는 바로 브랜드력과 브랜드 자산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즉 브랜 드의 핵심 가치나 포지셔닝을 조정하거나 브랜드가 카테고리를 확장한다면, 브랜드 변화에 대해 고객들이 이해하고 인식을 조정할 수 있도록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를 반드시 고객들 에게 명확하게 알려주는 노력을 병행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브랜드 재활성화를 위해서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구체화하고 구현하는 혁신적인 신제 품을 런칭할 수도 있다. 1990년대 후반 애플의 iMac라인 출시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혁신적인 신제품이 아니더라도 다른 브랜드와 제휴나 협력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도 있다. 아디다스(Adidas)는 스폰서쉽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저스틴 비버(Justin Bieber), 케이티 페리 (Katy Perry),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등을 브랜드 엠베서더로 활용해 고객들의 관심을 유도 하고 브랜드가 제안하는 가치를 전달함으로써 브랜드를 재활성화했다.

마지막으로 인내가 필요하다. 브랜드 재활성화를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단기 성과 창출을 위한 가격 할인, 브랜드 확장, 비용 절감 등의 유혹을 잘 견뎌야 한다. 실제로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가급적 협소하게 운영하고 할인을 줄이며 품질을 높이는 등, 단기 성과 창출 을 위한 활동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 바로 브랜드 재활성화의 성공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런 활동의 결과로 단기적으로는 이윤이 더욱 급격히 감소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결국 브랜드가 그 보상으로 되돌려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차분히 기다려야 한다.

앞에서 제시한 브랜드 재활성화 방법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브랜드를 관리하기 위해서 기 본적으로 해야 할 과제들을 재점검하고 문제점을 찾아내서 개선하며 기본에 충실하려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결국 브랜드력과 브랜드 자산을 관리하는 방법이고 빛을 잃은 브랜드를 재활성 화하는 방법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