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감브랜드(Brand Sense)와 쇼핑학(Buyology)의 저자이며 브랜딩의 권위자이며 브랜드 미래학자인 마틴 린드스트롬(Martin Lindstrom)이 지은 Brandwashed(누가 내 지갑을 조종하는가)를 소개하고자 한다.
광고회사 BBDO의 CEO를 지냈고 그는 20여년 동안 마케팅과 브랜딩 세계에서 경험하고 목격했단 많은 마케팅 Tactic들을 소비자 입장에서 소개하고 있다.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 어떻게 소비자에게 접근하고 브랜드나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새롭게 창조(이러한 시도를 Brandwash라 칭함)하기 위해 어떤 시도를 하는지 소개하면서 소비자 입장에서 소비자들이 냉철하게 구매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제시한다는 의도를 표명하고 있으나, 사실상 소비자들의 심리를 세부적으로 파헤쳐 설명해 주기 때문에 마케터 입장에서는 이러한 심리를 활용하는 마케팅 전략, 전술을 기획하기에 더 없이 좋은 지침서가 되기도 한다. 물론 이 책에는 이미 많이 알려진 내용도 포함되어 있지만, 마케팅 현장에서 일어나는 소비자와 마케터간의 심리전을 매우 면밀하게 제시해 주고 있다.
그는 ‘브랜드의 은밀한 유혹’이라는 타이틀 아래 9가지 세부 주제로 기업이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우선 그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음식, 음료수, 옷, 신발, 화장품, 샴푸 등 다양한 제품들에 대한 개인적인 취향이나 기호가 상당 부분 4~5세의 어린 시절에 형성된다는 이야기로 서론이 시작된다.
인간은 태아나 아주 어린 때부터 브랜드 마케팅 활동에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면서 어린 시절부터 브랜드를 인식과 습관 속에 심어주기 위해서 기업들이 어떤 마케팅 활동을 하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매장에서 소비자들이 태중에서 어릴 적에 들었던 음악이나 향을 활용하여 매장으로 고객을 유인하고, 임산부의 식습관을 통해 아이들의 식습관을 조정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의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아이들이 가장 처음 배우는 단어가 ‘맥도널드’라고 소개하고, 10대 청소년의 56%가 어린 시절에 경험했던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어릴 적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오랫동안 유지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이 소비 선택을 할 때, 자의에 의한 독자적인 의사 결정보다는 주변사람들의 소비를 비교하여 자신을 다시 한번 분석하려 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본능적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이를 동료압박(Peer Pressure)라고 표현하며 무리 지어 다니는 새떼와 흰 개미의 불가사의한 조직력을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홈쇼핑에서 매진될까 두려워하는 심리, 바이러스 마케팅, 베스트셀러, 구매 후기의 역할 등을 설득력있게 설명한다.
더불어 이러한 심리의 이면에는 불안감과 소외감에 대한 두려움이 작용하고 있으며, SNS 활동 역시 이러한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인식 능력과 자의식이 미완성된 상태인 10대들이 브랜드에 집착하는 이유 역시 이러한 불안감 때문에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려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젊은 이들이 기성 세대가 사용하는 브랜드에서 벗어나려 하고 때로는 부모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려 하는 성향들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성격 상 체계성을 갖추기 어렵지만 마케팅 이면에 숨겨진 마케팅의 기획 의도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마케터들은 이 책을 통해 소비자와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확장하여 자신이 다루고 있는 시장과 경쟁자의 전략을 재조명해 볼 기회를 갖고, 스스로 소비자의 심리를 활용한 보다 효과적인 마케팅 기획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